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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3-26 13:18 조회1,7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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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6DivkCyIUts 1030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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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말했다.
남편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첫 데이트할 때처럼 말이죠.
내 모습이 궁금한가봐요. 오십 평생을 함께 살았는데 뭐 볼 게 있다고.
이젠 오래된 스웨터처럼 다 삭아버렸는데 말이죠.
제 머리는 흰머리만 수북하답니다.
오늘은 촬영이 있어요.
남편과 나, 오로지 단 둘이서요.
살짝 걱정이 찾아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요.
예쁘게 보여야 할 텐데. 젊어보여야 할 텐데.
미워 보이면 어쩌죠.
남편이 나를 향해 오고 있네요.
문득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어집니다.
"다 됐어!"
무뚝뚝하고, 멋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정겨운 양반.
문 밖에서 들려온 남편의 목소리입니다.
남편을 향해 돌아섰습니다.
"나 어때요?"
지금 나는 흰 웨딩드레스에 검고 풍성한 머릿결로 변신해 있답니다.
결혼 오십년 기념으로 리마인드웨딩 촬영을 하는 날입니다.
꺼실꺼실한 남편의 손이 내 손을 꼭 잡아주네요.
그때, 그 시절, 첫 데이트할 때처럼 말이죠.
"나 어떠냐니까?"
한참을 뜸들이던 남편이 힐끗 제 머리를 보며 말했죠.
"예쁘네. 우리 홍길례씨. 꽃나비가 됐네."
- 이 이야기의 주인공 '홍길례씨'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Thank you with all my heart
youtu.be/6DivkCyI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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