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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1-17 14:31 조회3,318회 댓글0건본문
<완벽한 음악을 연주하는 순간>
나는 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교수죠. 나이는 오십 대 중반이고요.
남들이 그러죠.
“매사에 빈틈이 없으세요! 정말 철저하세요!”
맞습니다. 빈틈 하나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완벽주의자죠.
한마디로 까칠한 여자입니다.
한번은 제자 녀석들이 붙인 내 별명을 들었죠.
“핵폭탄 마녀!!”
많이 놀랐지만 철딱서니 없는 것들 하며 살아갑니다.
완벽한 음악을 위해서 야단 좀 친 걸 이해 못하는 거죠.
일 년에 몇 차례씩 피아노 연주회를 하죠.
그래서 옷차림, 화장, 헤어스타일에 많은 공을 들입니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에게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음악의 선율은 하나하나가 완벽해야 감동을 선사하거든요.
지금 나는 헤어웨어를 두 벌 가지고 있어요.
머리숱이 적어서도 아니고 머리모양이 보기 싫어서도 아니에요.
멋스러움, 우아함을 위해서 포인트를 주는 거죠.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가장 훌륭한 음악을 선사하고 싶어서죠.
이런 나의 완벽함을 채워 줄 수 있는 것이 흔하지는 않더군요.
헤어웨어를 입고 피아노 연주를 할 때,
객석에 앉은 모든 이의 시선이 나를 향할 때,
그 기분이랄까… 그 설렘을 만끽하며 살죠.
나는 여전히 까칠한 성깔의 여자죠.
제자 녀석들은 오늘도 나를 마녀 교수로 부를 겁니다.
하지만 피아노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리는 순간,
완벽한 음악을 연주하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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