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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3-10 18:17 조회3,125회 댓글0건본문
<마지막 선물>
“어, 오빠!”
“정희야… 조금 전에… 어머니 돌아가셨다.”
“엄마, 건강해야 해. 밥 잘 드시고. 알았죠. 전화 자주자주 드릴게.”
불과 일주일 전에 엄마에게 인사까지 드리고 왔는데
그게 저와 엄마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일찍 돌아가신 아빠 대신, 자식 뒷바라지 하시다가 먼 곳으로 가셨습니다.
엄마, 우리 엄마.
당뇨합병증으로 참 많이 고생하셨어요.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아요.
그날, 몸에 붙은 살은 다 빠져나가 뼈만 앙상하셨고
당신의 그 많던 머리숱은 텅 빈 채로
가늘고, 푸석푸석하고, 하얗게 되어버린 머리카락만 볼품없이 자라 있었죠.
가슴이 시리고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2년 전 엄마와 함께 백화점 나들이 갔다가
한 매장에서 노인분의 머리모양을 예쁘고 젊게 만들어주는 광경을 봤습니다.
너무도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에 우리 엄마도 잘 어울릴덴데 하는 생각이 들어
엄마를 커피숍에 기다리게 하고는 얼른 가격을 물어봤죠.
하지만 당장 사드리기에는 제 사정이 넉넉지 않았어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 라는 말만 남긴 채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영정사진 속 우리 엄마가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이 세상에서 엄마와 영원히 작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때 사드리지 못한 선물을 사왔는데 너무나 늦어버렸네요.
먼 길 떠나시는 엄마께 행운의 증표 헤어웨어 입혀드리고 싶었습니다.
예쁘고 고운 머리하시고 결혼하시던 그 젊은 모습으로 아빠와 다시 만나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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