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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7-04 11:08 조회3,276회 댓글0건본문
<만주벌판이요?>
사춘기 시절 난 공부만 열심히 하는 요즘 말로 엄친 딸, 모범생이었어요.
사실 공부나 거창한 꿈보다는 내가 가진 외모 콤플렉스를 승화시키기 위함이었어요.
반 곱슬에 힘없고 부스스한 머리카락과 특히 넓은 이마는 저에게 만주벌판이란 별명으로 굴욕을 안겨 주었지요.
이 이야기를 지금 하는 이유요? 저에게 파란만장한 삶의 변화가 있었거든요.
결혼적령기를 맞아 나에게 소개팅 주선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나의 고민이 시작되었죠.
이마를 가리느라 진땀을 빼고 숱 없는 머리에 볼륨 살리느라 생난리를 치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 언니를 만나 고민 상담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언니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지 뭐예요?
그 언니는 전혀 그런 고민할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잠시 후 언니가 머리에 손을 얹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무언가를 분리하는데
더욱 깜짝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왜 여태 가발인 걸 몰랐지? 어떻게 저렇게 감쪽같지 자연스럽지?” 하며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있는 순간 언니의 가발은 내 머리 위에 얹혔고
거울 속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아니 내가 원하던 그 모습이 있었어요.
“언니 나 내일 소개팅 나가는데 언니 꺼 잠깐 빌릴 수 있을까?”
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고 언니는 웃으며
“여러 개 있으니 너에게 맞는 스타일 입고가”라는 것 아니겠어요?
“언니도 참 입고가라니? 쓰고 가는 거지.” 그랬더니 언니는
“얘! 이건 가발이 아니야.”
“언니! 이게 가발이 아니고 뭐란 말이야?”
“이건 헤어웨어야. 머리에 입는 옷이지.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언제든지 갈아입을 수 있는 나만의 패션 아이템이니깐!”
다음날, 나는 헤어웨어라는 것을 입고 소개팅에 나갔고, 운명적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죠.
그 후 내 그림자로 있어 준 남편은 지금도 입버릇처럼 말하곤 합니다.
“소개팅에서 당신, 무척이나 아름답고 당당했어요. 지금처럼.”
헤어웨어 덕분에 지금의 멋진 남편을 만나고, 나는 이제 멋진 할머니가 되었죠.
몇 일 전 손녀가 책을 읽다가 느닷없이
“할머니, 근데...만주벌판은 얼마나 커요?” 하고 묻는 게 아니겠어요?
순간 사춘기 시절 넓디넓던 내 이마와 만주 벌판을 호령하던 광개토대왕이 동시에 떠올라
배꼽을 잡고 웃었더니 영문도 모르는 내 강아지도 따라 웃더군요.
아름다움과 당당함으로 긴 시간을 나와 함께 해준 씨크릿우먼 헤어웨어 덕분에
나는 이 나이에도 나 자신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꽃 중년으로 예쁘게 잘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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