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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분가발로 70억 매출…신사옥 새출발 설레요”
김영휴 씨크릿우먼대표 성공신화
전업주부서 사업가로 능력 발휘
헤어웨어로 19년차 강소기업 우뚝
스타일 제안 편집매장으로 확장
“100년 가는 기업으로 만들겠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2학년, 4학년이던 시절 덜컥 창업했다. 사업은 커녕 회사 한 번 다녀본 적 없는 사회생활 ‘초보’였다. 사원, 임원을 건너뛰고 사장부터 시작한 과감한 도전이었지만, 5년 후 생존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중소기업계에서 19년을 거뜬히 버티며 회사를 강소기업으로 키워냈다. 김영휴〈사진〉 씨크릿우먼 대표의 이야기다.

그가 창업했을 당시는 IMF 외환위기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IT가 태동하던 시기다. 웹 디자이너나 IT 엔지니어 등이 유망 직종으로 주목받던 때에 김 대표가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은 중년 여성들의 고민을 담은 부분가발이었다. 의식주와 관련된 아이템은 실패 확률이 낮고, 부분가발도 의생활의 일부분인 ‘헤어웨어’라는게 그가 택한 역발상이었다.

역발상은 적중했다. 여성 기업인, 지방기업, 중소기업이란 약점을 안고 출발한 씨크릿우먼은 어느새 연매출 70억원을 일구는 단단한 기업이 됐다. 전업주부에서 기업가로 자리잡은 김 대표는 창업 열의를 다지는 이들에게 ▷‘사장질’ 하기 전 역량부터 키워라 ▷문제의 원인은 자신에게서 찾아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깨우쳐라 등의 조언을 전했다.

▶장수 중기는 대표 역량이 좌우=김 대표는 중기의 장수 요건에 대해서 “기업가가 내공을 갖는 것 뿐”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막 창업한 기업이나 10년 넘긴 기업이나 힘든 것은 똑같아요. 고충의 종류나 크기가 달라질 뿐이죠. 기업이 위기에서 자유로우려면 기업주와 조직이 내공을 쌓아야 합니다.”

창업 초기 직원들 퇴근 이후에 4~5 시간씩 남아 일하며 일종의 ‘사장 수업’을 받았다는 그는 대표의 내공이 조직의 안정감과도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사장이 일도 제대로 안하면서 영업한다면서 밖으로만 나돌면 직원들도 불안한 회사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봅니다. 중소기업만큼 사람이 중요한 곳이 없는데, 직원이 불안해하면 회사가 흔들려요.”라는게 그의 첫 당부였다.

▶문제 원인 나로 돌려야 해결=불시에 찾아오는 위기 대처법에 대해서도 문제의 원인을 나로 돌려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타인이나 조직, 사회가 협력을 안해주는 것도 원인은 다 나에게 있고, 결국 해결도 내가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상사가 자신의 잘못을 내게 전가했다면 억울한 생각이 들겠죠. 한 편으로는 그 상사에게 ‘만만하게’ 보였다는 점에서 내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그 문제의 돌파구가 내 것이 될 수 있어요. 우연히 외부 조력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면 이 해결책은 내 것이 아닙니다.”

그는 실패를 맞더라도 돌아보는 ‘디브리핑’을 빼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디브리핑은 시험을 본 후 틀린 문제를 다시 돌아보는 것처럼 괴로운 일이지만 사업가에게는 필수라는게 그의 당부다. “영업이 잘 안될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왜 실패했는지 이유라도 알고 물러나야 하지 않겠어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찾아야=‘도덕경’ 등 고전을 좋아한다는 그는 특히 여성들에게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패를 나눠 ‘뒷담화’를 하면 감정은 풀릴지 몰라도 남는게 없잖아요. 편 가르고 싸워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 자체가 승자만을 위한 논리예요.”

이는 실제로 김 대표가 19년간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찾았던 방법이다. 창업을 반대하는 주변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신 ‘크게 성공해서 반대했던 사람들을 뜨끔하게 해주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사업은 무슨…애 잘 보는 것도 돈 버는 거다”, “기보(기술보증기금)나 한 번 가보시라. 한 달치 돈은 줄거다”라던 문전박대에 대해서는 “당신 조언대로 할테니 성함과 직함을 알려달라”며 우회적인 ‘압박전술’을 펼쳤다.

씨크릿우먼은 올해 안에 완공될 신사옥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매장도 종합적인 여성의 스타일을 제안하는 편집매장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드는게 목표라는 그는 “기업이건 사람이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며 “매출 등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제 방향대로 가는데 전력하겠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kat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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