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1-18 14:37 조회3,569회 댓글0건본문
<마주 잡은 손, 놓지 않기를>
“할머니이~~ 생신 축하드려요.”
“아이고 우리 손주~ 그새 많이 컸네~”
큰 딸아이가 손주 녀석들을 데리고 먼 걸음 했지요.
“엄마, 아빠 병수발 하느라 친구들하고 놀러 한번 못 가고ⵈ 미안해.”
큰 딸이 두둑한 봉투를 내밀기에 손사래를 쳤는데
기어이 손에 쥐어 주더군요. 빠듯한 살림에 100만원씩이나 말이지요.
자식들이 돌아간 뒤에 화장대에 우두커니 앉아 있으니
웬 할망구가 앉아 있더라구요.
예전엔 저도 동네 멋쟁이란 소리 자주 들었는데ⵈ
딸이 준 돈으로 옷이라도 한 벌 사려고 백화점에 들렀지요.
어찌된 일인지 그날, 씨크릿우먼이 눈에 들어왔어요.
어색해서 한참을 망설이는 저를, 매니저가 살갑게 맞이해주더군요.
행운의 부적이라 말하더니
저를 멋쟁이로 만들어 주었어요.
한결 예뻐진 모습을 한 채
요양병원에서 돌아오는 남편을 맞이하였지요.
남편은 몸이 불편해서 매일 요양병원을 다녀온답니다.
차에서 내린 남편이 휠체어에 앉더니 눈을 크게 뜨고는
큰소리로 제 이름을 불러주었답니다.
“어! 정자씨!!”
남편이 제 손을 꼬옥 잡아 주었어요. 그렇게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답니다.
무엇인지 모를 아련한 그리움을 느껴보았어요.
이렇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마지막까지 남편과 마주 잡은 손 놓지 않기를…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간 기분이었지요. 고마워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